계장기술(PROCON)

기획특집 로봇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소 원격 검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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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34회 작성일 22-04-1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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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현대인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전기에너지는 원자력, 화력, 가스터빈, 양수, 풍력, 태양광 등 다양한 발전시설을 통해 생산된다. 이 가운데 원자력발전소의 발전 비중은 2020년 말 기준 29%를 차지하고, 35.6%인 석탄 화력발전소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의 전기 생산을 담당한다. 친환경 에너지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점차 늘리고 있는 추세지만, 상당 기간 현재와 같은 상황이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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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은 핵분열에 의해 발생되는 열에너지로,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를 이용해 터빈과 발전기를 회전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안전을 위해 두꺼운 콘크리트 재질의 돔 형태로 제작된 격납건물 안에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방사성 물질과 밀접한 주요 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원자로에 유입된 290℃의 냉각재(방사성 액체)가 약 330℃로 가열되어 열교환기의 일종인 증기발생기의 역 U자형 전열관 내부로 흐르는데, 이때 전열관 외부에 있는 물(비 방사성 액체)이 열교환에 의해 증기로 변한다. 이 증기가 배관을 통해 격납용기 외부의 터빈 건물로 이송되어 터빈과 발전기를 돌림으로써 마침내 전기가 생산된다.

우리나라는 설계 수명 도래에 따라 해체를 위해 영구 정지 중인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를 포함 총 26개 발전소의 건설 및 운영 경험이 있으며, 자체 개발한 원전을 수출한 원전 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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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발생기와 이물질

증기발생기(SG : Steam Generator)는 격납건물 안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기기 중 유일하게 외부의 비방사성 구역과 연결되어 있다. 증기발생기 내부에 설치된 전열관 안에는 방사성 액체가, 전열관 밖에는 비방사성 액체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두께가 1mm 정도로 얇은 13,000여 개의 전열관(신고리 3, 4호기 기준)에 손상이 발생되면 방사성 액체가 비방사성 액체를 오염시킬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는 18개월 주기로 발전소를 정지시켜 주요 기기를 철저히 검사하고 정비한다. 이때 증기발생기도 전열관의 손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검사를 하고, 전열관 내부는 와류탐상검사(ECT : Eddy Current Test)로, 전열관 외부는 육안검사(VT : Visual Test)로 관리한다. 전열관 내부에서는 전열관 손상 및 두께 방향으로의 감육 상태를 주로 살피며, 전열관 외부에서는 전열관에 물리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이물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발견 시 제거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또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육안검사의 대상이 되는 이물질은 주로 증기발생기 바닥에 쌓이며, 검사를 위한 장비 투입구인 핸드홀도 증기발생기 하부에 설치되어 있다.

증기발생기 내부의 이물질 유입 현상은 발전소 운영 과정 중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원전에서 발생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림 5)는 미국 내 원전 증기발생기에 유입된 이물질의 수량과 종류를 보여준다. 평균적으로 31개의 증기발생기에 546개의 이물질이 유입되었으니, 증기발생기 1기당 약 17개의 이물질이 매년 유입됨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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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발생기 원격 육안검사 기술

증기발생기 내부에서 가장 하부에 위치한 관판(Tube Sheet)에는 13,000여 개의 전열관이 삽입되어 있으며, 각각의 전열관은 증기발생기 유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2.9mm(신고리 1~4호기 기준 : OPR1000, APR1400 SG) ~ 7.4mm(한빛 1~2, 고리 2~4호기 기준 : 웨스팅하우스형 SG)로 매우 협소한 간격을 두고 설치되어 있다. 이 틈새에 이물질이 유입되어 장기간 머물 경우 내부 유체의 흐름에 의해 이물질이 움직이면서 전열관 외면을 마모시키고, 최악의 경우 내부에 있는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 따라서 이물질의 존재 여부 및 종류와 그 이물질이 전열관에 미칠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육안검사를 수행하는데, 틈새가 약 5mm 이상으로 비교적 넓은 증기발생기는 산업용 내시경을 특수한 형태로 절곡한 파이프를 이용하여 수동으로 검사해 왔다. 그러나 간격이 2.9mm인 증기발생기의 경우 간격이 좁아 일반적인 산업용 내시경으로는 검사를 수행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부로의 접근조차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초소형 로봇과 로봇에 탑재할 수 있는 초소형 내시경 장치를 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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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고방사선 구역에서의 작업을 최소화하고자 로봇의 설치 행위 이외 대부분의 검사 작업은 격납건물 외부에서 원격으로 수행하도록 원격제어장치도 개발하였다. (그림 6)은 산업용 내시경을 이용한 수동 검사와 로봇을 이용한 원격 검사의 차이를 보여준다. 수동 검사의 경우 작업자가 고방사선 구역에 설치되어 있는 증기발생기 핸드홀 앞에서 방사선 피폭을 줄이기 위해 무거운 납 조끼를 입고, 반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산업용 내시경을 핸드 홀 내부로 삽입하여 전열관 틈새를 검사한다. 내시경 장치를 증기발생기 관판 바닥을 기어가는 형태로 운용하기 때문에 시야가 좋지 못하고, 검사 범위도 좁아진다. 따라서,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검사 품질이 균일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로봇을 이용한 원격 검사의 경우 증기발생기 핸드 홀 내부로 로봇을 설치한 후 격납건물 외부 비방사선 구역에서 원격으로 검사를 수행함으로 작업자의 피폭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한다. 또한 내시경 장치가 상부에서 하부를 바라보면서 검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시야가 좋고, 검사 영역도 넓어지므로 검사 품질이 좋다. 원격 검사의 또 다른 장점은 운전 프로그램에 검사 위치가 자동으로 기록되어 이력관리가 가능한 것, 가상의 검사 환경이 3차원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있어 증기발생기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검사하는 것과 같은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수동 검사와 로봇을 이용한 원격 검사와의 차이는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청진기와 MRI 검사의 수준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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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로봇을 이용한 원격 검사는 수동 검사와 비교해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작업자의 방사선 피폭량을 상당히 저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7)은 수동 검사와 원격 검사의 피폭선량 차이를 보여준다. 증기발생기를 반으로 나누어 각각 수동 검사와 로봇을 이용한 원격 검사를 수행한 후 모든 작업자의 ADR(자동 선량계) 값을 합산하였다. 작업자의 인원수나 검사 시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측정된 누적 방사선량은 원격 검사가 수동 검사 대비 약 1/7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로봇을 이용한 원격 검사가 작업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제공해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업 상황 및 측정 위치에 따라 방사선량은 차이가 있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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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은 원격 검사 기술의 개념도이다. 증기발생기에 현장제어시스템(Local Control System)과 함께 로봇을 설치한 후 격납건물(CV : Containment Vessel) 외부 비방사선 지역에 설치한 원격제어시스템(Remote Control System)과 연결한다. 현장제어시스템으로 로봇 세팅이 완료되면 원격제어시스템을 이용하여 검사를 수행한다.

검사 로봇은 두 종류로 구성된다. 증기발생기 내벽에 자석 바퀴를 붙여 이동하며 내시경 장치를 운용하는 KI IS(KPS In-bundle Inspection System)와 증기발생기 중앙 통로에 레일을 설치해서 앞뒤로 이동하며 내시경 장치를 운용하는 KTIS(KPS Tube sheet Inspection System)가 있다. (그림 9)는 KIIS와 KTIS를 증기발생기 내부에 설치하고, 내시경 장치로 검사를 수행하는 모습을 묘사한 설치 개념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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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IS(그림 10)는 4개의 자석 바퀴로 구성된 검사 로봇에 초소형 내시경 장치가 탑재된 착탈식 내시경 장치 조립체로 구성되어 있다. 로봇에는 3개의 주변 감시 카메라와 로봇의 현재 위치, 검사 대상과의 거리를 측정하는 2개의 레이저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내시경 장치는 2.3 m 길이에 헤드 두께 2.6mm로 유연성과 직진성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내시경 장치 전체를 약 50mm 직경에 감아놓고 자동으로 피딩할 수 있어 소형 로봇에 설치하면 협소한 내부 공간을 원격 검사하는 데 매우 편리하다. 본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형태가 없는 유일한 기술로 다수의 국내외 특허뿐 아니라 2012년 NET 인증, 2016년 특허기술상 지석영상, 2017년도에는 제네바국제발명대전 금상과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독창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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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IS(그림 11)는 증기발생기 중앙 통로에 다수의 레일을 설치하고, 내시경 장치가 탑재된 로봇을 레일을 통해 앞뒤로 이동하면서 전열관 틈새에 내시경 장치를 삽입하여 검사를 수행한다. 로봇의 형태만 다를 뿐 검사 기술은 KIIS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제어시스템(그림 12)은 로봇을 현장에 설치하고, 긴급 조작을 수행하기 위한 현장제어시스템과 원격 운전을 수행하기 위한 원격제어시스템으로 구성된다. 현장제어시스템은 로봇을 구동하는 모터 드라이버를 포함하여 로봇 제어를 위한 각종 하드웨어, 간이 운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격제어시스템은 로봇을 운전하는 3차원 소프트웨어(그림 13) 및 소프트웨어 구동용 하드웨어, 통신 및 영상처리장치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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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론

웨스팅하우스형 증기발생기의 경우 2011년부터 기존의 수동 검사와 병행하여 로봇을 이용한 검사를 시작하였으며, 한국 표준형 증기발생기인 OPR1000, APR14 00은 2015년부터 로봇을 이용한 원격 육안검사를 통해 내부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 전체 원자력 발전소를 대상으로 50회 이상의 검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하여 다수의 이물질 제거 경험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증기발생기 내부에 존재하는 이물질이 일으킬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인지하고 방지함으로써 원자력 발전소의 안정적인 운영에 기여하였다.


psh@kp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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