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동정 (이슈 인터뷰) 제조의 미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찾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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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31회 작성일 23-05-12 15:06본문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향한 거대한 도전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위기다. 단순 조립에 국산화, 자체 기술 단계까지 왔지만, 미래는 암울하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다.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2008년 경제 위기 후 앞다투어 신제조업 전략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를 추구하고, 수많은 도전과제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이 지난 2월 24일(금) 강성주 이사장을 새로 선임하며 전기를 맞았다. 강성주 이사장은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은 4월 17일~21일까지 독일 하노버 박람회에 참가하여 대한민국 스마트 제조 홍보 사절단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며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 및 중소·중견기업, 학계가 합심하면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스마트 제조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재_이충훈 기자(lch1248@naver.com)
다음은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 강성주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기업은 제품 및 솔루션을 소개(방문 상담)하여 실질적인 참가 효과를 누리지만,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은 단체다 보니 제약이 따르고, 고충도 있을 텐데?
“이번 하노버 메세에는 143개 한국 기업이 참여한 걸로 나타났다.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은 ‘전시회 참가’ 목적보다도 본연의 ‘기술개발 지원’에 충실했다. 구체적으로 기술 세미나 참가, 기술 소개, 기술 동향 조사, 연구자 참관 같은 기술 역량을 배양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주력했고, 그 필요성에 공감했다. 스마트 제조 솔루션을 통한 직접적인 마케팅과 영업은 한계가 있다. 기술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 같은 기술개발 조직들과 협업에 집중하고, 기업이 제조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지원 활동에 주력했다.”
Q.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위기다.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은 ‘제조업’ 위기의 돌파구가 될 수 있나? 그 해법은?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제조업 위기는 1990년대부터 지적되었고, 이를 풀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최근에 일본과 갈등으로 제기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도 언제든 터질 문제였다. 생태계 전반에 걸쳐 원인이 다양하므로 해법도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은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특히 디지털 기술 경쟁력에 중점을 두고 풀어보려고 한다. 1990년대 제조업 전산화에 이어 2000년대 정보화, 최근에 지능화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제조 분야는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독일과 일본에 비해 뒤떨어졌다. 이런 시각을 토대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술개발과 표준화, 인재 양성, 인식 확산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Q. 전 세계 많은 국가와 제조업들이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앞다투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트윈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어떤 차별화를 갖고 있고, 왜 필요한지? 또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지?
“‘왜 디지털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다양하겠지만, ‘제조업이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을 디지털이 제공한다’라고 생각한다. 중후장대(重厚長大, ‘무겁고, 두텁고, 길고, 큰 것’을 뜻하는 말로 철강, 화학, 자동차, 조선주 등의 제조업을 말함)를 특징으로 하는 제조 분야는 보다 정밀하고, 신뢰성이 있어야 하며, 효율적이면서도 안전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디지털이 제공한다. 소재나 재료부터 부품, 장비, 플랜트까지 전 분야에 걸쳐 디지털을 활용한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독일 Industry 4.0에서는 이러한 제조 비즈 모델 자체를 새롭게 만들려고 등대공장을 짓고, 솔루션을 개발하고, 글로벌 표준화에 앞장서고 있다. 챗GPT로 대표되는 최근의 기술 변화는 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Q. 한국디지털혁신협회는 2018년에 관련 전문가를 규합하여 스마트제조혁신포럼(SMIF)을 구성하고, 2019년 1월에 스마트제조혁신전략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SMIF는 스마트제조혁신전략의 또 다른 축인 제조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R&D 촉진을 위해 2020년 2월에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SMRA)을 설립하여 관련 전문가들과 공동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두 조직은 스마트 제조를 목표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SMRA)을 별도로 만들게 된 계기가 목표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인가?
“스마트제조혁신포럼은 국내 제조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산학연 전문가 집단으로 주영섭 교수님이 의장을 맡아 국가 전략을 마련하였다. 또한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은 세부 과제로 제안된 기술개발 활동을 위해 조직된 단체다. 스마트제조혁신포럼은 큰 우산이며,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은 그 속에서 활동하는 단체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Q.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의 수장이 되셨다.
무엇보다 스마트 제조 관련 기업 및 학계 인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또 공동 연구를 통해 국내 많은 제조 중소·중견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보는데?
“그렇다. 제조 분야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협업해 나가야 한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본격적인 활동이 쉽지 않았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조합원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생각이다. 아울러 독일 같은 글로벌 협력도 중요한 부분이다.”
Q. 최근 자동화 산업의 주요 이슈(제조 이슈)와 화두가 있다면? 또 산업 트렌드에 따른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의 대응 방안을 말씀해주세요?
“최근 디지털 트윈에 이어 메타버스와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다양한 솔루션이 소개되었다. 무엇보다 이에 대응하여야 하고, 보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여야 하며,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은 이러한 과제를 풀기 위해 회원과 대학 간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Q. 중소·중견기업(가치 창출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 거래 비용 절감 및 네트워크 효과의 극대화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특징이고, 기계화, 자동화를 넘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노버 메세’의 주제처럼 ‘산업 대전환’이다. 어떤 차별점이 있고, 이 기조를 계속 가져갈 것인지?
“기존의 스마트 제조가 ‘제조 공정을 어떻게 혁신하여야 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었다면, Industry 4.0은 제조업의 유통과 물류를 포괄하는 가치사슬의 전반적 측면을 고려하고, 비즈니스 모델까지 혁신하는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나타나고, 글로벌 협업도 당연시되고 있고, 표준화 이슈도 있다. 이러한 기조하에 국내 제조업도 대응해야 할 것이다.”
Q. ‘하노버 메세 2023’이 지난 4월 17~21일 독일 하노버 전시장에서 열렸고,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은 대한민국 스마트 제조 홍보 사절단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었나?
“올해는 한·독 공동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하노버 메세 2023'에 참가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기술 동향과 보안, 인식 제고에 관심을 가지고 보려 했다.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노조와의 협업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고, CEO 입장에서 수익도 간과할 수 없다. 전반적으로 부족한 기술은 무엇인지, 또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중점을 두었다.”
Q. 독일 하노버 박람회에는 잘 다녀오셨나요?
어떤 성과와 이슈가 있었는지 말씀해주세요?
“지난 4.17~21일 개최된 하노버 박람회는 (1) 제조 AI (2) 디지털 대전환 (3) 안전 신뢰성 (4) 지속가능성 (5) 5G (6) 대만·튀르키예 등 신흥국 등장 (7) 부족한 제조 스타트업 (8) 사회적 대화 (9) 독일과 지속 협력 등이 눈에 띈다. CES나 MWC와 달리 B2B 중심의 4천여 기업과 기관들이 참여하였고, 전 세계 10만 여명이 참관했다.
(1) 전통의 Siemens, Bosch는 AI 중심 제조를 강조하고, 디지털 트윈을 넘어 Industrial metaverce가 소개됐다. 생성 AI까지는 아니지만, 곧 새로운 바람이 불 거라고 MS 제조CTO는 강조한다. 한국 기업 InterX나 Kaist 교수도 AI 기술이 급속하게 확산될 걸로 예상했다. (2) 디지털이 촉발한 Industry 4.0은 Google, AWS, MS 같은 새로운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부족한 제조 분야의 협력업체와 생태계 구축에 분주하다. 공기압축기 강자 Kaiser도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를 강조한다. 이제 로봇과 공작기계도 디지털이 필수다. (3) 사이버 보안이 화두다. 거의 모든 전시관에 보안 솔루션들이 눈에 띄었고, 제조 디지털 전환 보안을 위해 OPC UA 등 대안이 제시된다. 하지만 다양한 기기와 장비들이 있고, 과제도 많아 보안 신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EU가 디지털 기계 장비 도입 시 보안 인증 의무화를 선언했고, 이에 따라 LS일렉트릭 등 국내 업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4) 수소경제 및 지속가능성 주제로 3개 전시관이 할당되었다. 또한 Schneider도 에너지 절감형 디지털 솔루션을 대거 전시했고, 제조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에서 에너지 절감이 필수가 되었다. (5) 5G 도입이 활발하다. 독일도 제조, 의료, 대학 등 300여 개 5G 사설망 구축이 진행되었고, Cisco, Verizon, Ericsson 등 통신 기업들이 사례를 소개했다. 삼성이나 SK 등 국내 IT 대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 (6) 신흥국들의 관심이 커졌다. 대만 TSMC 협력사들이 참여하여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인도나 포르투갈, 네덜란드, 불가리아, 멕시코도 국가관을 만들었고, 인도네시아는 대통령까지 참석하여 관심을 높였다. (7) 제조 분야 스타트업의 참여가 미약하다. CES 유레카관 같은 별도 전시장이 없고, 곳곳에 스타트업 구역들이 산재되어 있다. 앞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어 AI 등 혁신 기업들이 많이 나올 거라 생각되며, 국내 스타트업의 참여가 기대된다. (8) 디지털 전환이나 In dustry 4.0은 경제 이슈지만 사회적 어젠다를 던졌다. 노동조합이나 NGO, 소수자들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고, Future of Work 토론에서 소통과 사회적 연대가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노동계, 법조계, 시민사회에서 기술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고,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무엇보다 교육과 훈련이 혁신되어야 한다. (9) 한독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Fraunhofer, Siemens, 뮌헨공대, 트룸프 등 공동기술개발을 점검했고,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또 워크숍에 독일 경제부가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며, 양자 분야나 Supply chain갈은 주제가 제안되었다.
제조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확인하고 스마트 제조 등대공장인 레이저 공작기계 제조업체 Trumpf(트룸프)로 가서 현장을 살펴보니 제조의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었고, 서비스화도 고민하고 있었다. 제조 분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시각과 생각이 다르고 의견도 다르겠지만, 글로벌 시장이 커지고 있는 분야에 좀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