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장기술(PROCON)

특별기고 공장이 스스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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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5회 작성일 26-05-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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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 AI 사례로 풀어보는 자율제조로 가는 길

〈편집자 주〉 지난 2025년 11월, 스마텍(SMATEC 2025) 부대행사로 열린 ‘스마트 Engineering
Conference’에서 한아람 ㈜에이비에이치 대표가 “제조 AI 사례를 통한 자율제조 기술 고찰”을 발표했다. 
본고는 현장을 직접 경험한 제조 AI 전문가의 시각에서 발표 내용을 Q&A로 정리한 것이다.

1. AI란 결국 ‘학습’이다 - 교육학에서 출발한 기술

Q. 제조 현장에서 AI를 도입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개념 이해라고 합니다.
AI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사실 AI는 굉장히 낯선 기술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출발점은 교육학과 심리학에 있습니다. 특히 피아제(J. Piaget)가 정리한 인지발달이론이 핵심인데요. 아이가 처음에 ‘네 발 달린 동물은 모두 말이다’라고 생각했다가, 얼룩말을 보고 ‘아, 저건 얼룩말이구나’라고 수정하는 과정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이 과정을 피아제는 동화(Assimilation)와 조절(Accommodation)이라고 부릅니다. AI의 학습 방식도 똑같습니다. 처음에는 패턴을 일반화하고, 틀리면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죠. 컴퓨터가 이 과정을 수행하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통계적으로 수행하면 통계학습(Statistical Learning)이라고 합니다.”

Q. 딥러닝(Deep Learning)은 무엇이 다른가요?
“전통적인 기계학습은 ‘이 함수 형태로 풀겠다’고 미리 정하고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직선으로 풀겠다, 곡선으로 풀겠다는 식이죠. 반면 딥러닝은 함수 형태 자체를 뇌의 뉴런 구조를 모방한 신경망으로 구성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학습합니다. 덕분에 이미지 속 불량을 찾거나, 텍스트를 이해하거나, 연속적인 시계열 데이터에서 이상 패턴을 감지하는 등 훨씬 복잡한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ChatGPT 같은 생성 AI도 Transformer라는 딥러닝 구조에서 출발합니다.”

“AI는 낯선 기술이 아닙니다. 우리가 어릴 때 배우던 방식,
시행착오를 통해 개념을 잡아가는 과정 - 그걸 컴퓨터로 구현한 겁니다.”


2. 제조 AI는 따로 있지 않다
- 현장에 AI를 꽂는 것

Q. ‘제조 AI’라는 말을 들으면 뭔가 특별한
기술이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제조 AI는 특별한 기술 영역이 아닙니다. 의료, 교통, 물류, 금융 등에서 쓰는 AI와 기술적으로 동일합니다. 다만, 그 기법을 적용하는 대상이 제조업 산업 현장일 뿐이죠. 예를 들어 품질 관리는 이미지 분류 AI로, 예지 보전은 시계열 회귀 분석으로, 수요 예측은 패턴 인식 모델로 접근합니다. 소비자 피드백 분석에는 자연어 처리(NLP)를 사용하죠. 가전제품 서비스에서 활용하는 활동 모니터링, 에너지 소비 분석 AI와 제조 현장 AI도 기술적 뿌리는 같습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자율제조를 위한 제조 AI 적용 대상과 범위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습니다.”

Q. 그렇다면 제조 현장에서 AI를
가장 많이 쓰는 분야는 어디인가요?

“크게 보면 품질 검사, 예지 보전, 공정 최적화, 안전 관리입니다. 그중에서도 비전(Vision) AI를 활용한 품질 검사가 가장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사람이 눈으로 하던 육안 검사를 카메라와 AI로 대체하는 방식인데, 덕분에 피로도 없이 24시간 일관된 품질 검사가 가능합니다. 적용 범위도 다양합니다. 치수와 형상 측정, 표면 결함 탐지, 균열과 파손 감지, 실시간 동적 이상 탐지 등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현장에서 배운 것들
- ABH 실제 적용 사례

Q. 실제로 현장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
인상 깊었던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마스카라 제품 양불(良否) 자동 분류 시스템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길이 3cm 내외의 작은 브러시 제품이라 불량 선별이 까다로워 기존에는 사람이 육안으로 검사했습니다. 작업자 숙련도와 컨디션에 따라 검사 품질이 들쭉날쭉해 휴먼 에러 문제가 심각했죠. 저희는 편광 필터와 회절 분석 기법을 활용해 제품 4면에서 고화질 무손실 이미지 23,428장을 수집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R-CNN 기반 자동 분류 AI를 학습시켰고, 최종적으로 92.7% 정확도를 달성했습니다. 단순히 좋다/나쁘다를 가르는 것을 넘어, ‘지그재그’, ‘편심’, ‘길이 불량’ 등 불량 유형까지 세분화하여 원인 추적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Q. 데이터 확보가 어렵거나 불량이
드문 공정에서는 어떻게 대응하나요?

“아주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불량 데이터가 부족할 때는 데이터 증강(Data Augmentation)을 활용합니다. 단순히 이미지를 회전하거나 뒤집는 수준을 넘어서, 가상 불량 자체를 합성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원하는 균열 방향과 두께를 가진 가상 결함 이미지를 생성하고, GAN(생성적 적대 신경망) 계열 기법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다양화하는 Cascade 방법론을 연구 중입니다. 이 방법은 고위험 공정이나 고부가가치 공정처럼 불량 데이터를 직접 취득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조명 산란·먼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오탐 방지 조건을 만들 때 유용합니다. 핵심은 단순히 데이터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실제 상황’을 연출하는 데 있습니다.”

Q. 공정 품질 예측 분야 사례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가공·조립 공정 품질 예측 AI 사례가 있습니다. 공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Random Forest 모델을 학습시켰고, GridSearch를 통해 최적 파라미터를 찾아 정확도 99.58%, 정밀도 99.24%, 재현율 99.92%, F1 스코어 0.995를 달성했습니다. 인상적인 점은 단순히 이진분류(합격/불합격)만 출력하지 않고, 합격 예측 확률값(Class Probability)도 함께 산출한다는 점입니다. 합격 판정이더라도 예측 확률이 특정 기준값보다 낮으면 ‘주의 경고’를 울리고, SHAP 모델링을 추가 적용해, 어떤 공정 인자가 불량에 기여했는지 시각화하여 현장에 전달합니다. 이렇게 하면 숙련 작업자의 감각을 데이터로 전환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4. 도로에서 공장까지
- SafeVision-X 플랫폼 이야기

Q. 비전 AI를 공장 울타리 밖에서도
적용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SafeVision-X는 비전 AI 플랫폼으로, 기존 제조 품질 검사 기술이 도로 인프라 안전 관리로 자연스럽게 확장된 사례입니다. 그 첫 번째 적용이 SafeTrack-X입니다. 차량에 액션 캠을 장착하고 시속 60km 이상 고속 주행 중에도 포트홀, 균열, 가드레일 부식, 가드레일 파손, 교통표지판 손상 등 5가지 위험 등급을 동시에 탐지합니다. 또한 GPS 메타데이터와 동기화해 위치 정보까지 포함한 통합 레포트를 산출합니다. 독일 DLR 연구소와 GAIA-X 기반으로 한국과 독일 도로 이미지를 교환하며 공동 모델을 고도화했고, 최종적으로 정밀도 0.853, 재현율 0.863, F1 점수 0.858을 달성했습니다.”

Q. 산업 현장 안전 관리에도
비전 AI를 쓰고 계신가요?

“Vision AI 기반 산업 현장 안전 관리 솔루션 Safe Industry-X도 운영 중입니다. 화재와 연기 감지, 작업자 쓰러짐 감지, 설비와 인원 간 충돌 위험 감지, 헬멧 등 안전장비 착용 여부 확인까지 수행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술이 특정 분야에 갇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공장 안에서 개발한 동일 기술을 도로, 건물, 도시 인프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SafeBuilding-X는 드론과 결합해 빌딩 균열을 관리하고, SafeCities-X는 댐이나 터널 같은 대형 토목 시설에서 진동 센서와 비전 센서를 복합 적용해 모니터링합니다.”


5. 데이터 표준화 없이는
자율제조도 없다 - AAS와 OPC-UA

Q. AI를 도입하고 싶어도 데이터가 없거나, 있어도
제각각이라 못 쓴다는 현장 얘기가 많습니다.

“제조 AI 도입 실패의 원인 1위가 바로 그 문제입니다. 데이터가 없거나, 있더라도 형식이 제각각이거나, 장비마다 통신 방식이 달라 한데 모을 수 없죠. ABH는 이 문제를 OPC-UA와 AAS(자산관리쉘, Asset Administration Shell)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OPC-UA는 LS일렉트릭, 미쓰비시, 지멘스, 오므론 등 브랜드가 달라도 설비 데이터를 표준 방식으로 수집할 수 있게 해주는 산업 통신 표준입니다. AAS는 각 설비와 공정 자산을 디지털 식별 체계로 묶어주는 구조입니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하면,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를 하나의 언어로 통합하고, 그 위에서 AI가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Q. 직접 개발한 데이터 수집 장비도 있다고요?
“네, 저희가 자체 개발한 HDH(Hex Data Hub)라는 미들웨어 장비이다. 다양한 센서와 산업 통신 프로토콜을 지원하며, Wi-Fi 무선 통신으로 데이터를 실시간 업로드할 수 있어 케이블 설치 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입니다. 또한 장비 표면의 LED 인디케이터로 이상 상황을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원천기술 특허도 보유하고 있으며, AAS 기반 MES 시스템과 연동해 PLC 데이터를 자사 제품인 Edge에서 변환해 전송합니다. 궁극적으로 현장에서 데이터가 100% 수집되고, 기준에 따라 세분화되며, OEE(설비종합효율)로 낭비 우선순위를 파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6. 글로벌로 나간 이유
- 하노버 메세와 GAIA-X

Q. 하노버 세계박람회에 5년 연속 참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중소기업이 굳이 해외까지 나갈 이유가 있을까요?
“표준 때문입니다. 제조 AI와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는 어떤 데이터 표준을 따르는지가 향후 사업 영역과 파트너십을 결정합니다. GAIA-X는 유럽 주도의 데이터 주권 플랫폼이고, Catena-X는 자동차 산업 데이터 생태계, IDTA는 AAS 표준화 기구입니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우리 이름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글로벌 공급망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2024년 하노버 박람회에서는 독일 DLR 연구소와 GAIA- X 기반 유럽-한국 공동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한국과 독일의 도로 인프라 이미지와 GPS 위치 데이터를 상호 교환하며 AI 모델도 고도화합니다. 특히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구조를 활용해,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지 않고도 모델 파라미터만 교환해 학습하므로, 데이터 주권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Q. 연합학습이 제조 현장에서 왜 중요한가요?
“제조사들은 공정 데이터를 외부에 공유하는 것을 매우 꺼립니다. 경쟁사 손에 들어가면 핵심 기술이 노출될 수 있 있으니까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은 원본 데이터는 각 현장에 그대로 두고, 학습 결과인 모델 파라미터만 중앙 서버로 전송해 글로벌 모델을 개선하는 방식입니다. 각 공장은 자신만의 데이터로 추가 미세 조정까지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GAIA-X 기반 데이터 커넥터를 연결하면,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도 분산 신원 확인(DID)과 스마트 계약 기반으로 안전하게 연결해 확장 학습이 가능합니다. 즉, 데이터는 외부로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공동 학습을 통해 AI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AI를 만들어도 섬이 됩니다.
다른 시스템과 연결되지 않는 AI는 반쪽짜리입니다.”


7. 자율제조로 가는 길
- 지금 현장이 준비해야 할 것

Q. 자율제조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현실적으로 어느 단계까지 왔다고 보시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자율제조는 갈 길이 멉니다. 지금 우리가 구현하는 단계는 ‘조력 제조(Supported Manufacturing)’에 가깝습니다. AI가 공정 이상을 감지하면 사람에게 알리고, 사람이 판단해 대응하는 구조죠. 하지만 이 단계가 탄탄히 구축되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고, AI 모델이 정교해지며, 시스템 간 연동이 표준화될 때 비로소 AI가 판단하고, 설비가 스스로 조정하는 완전 자율 루프가 완성됩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화려한 자율화 선언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 인프라 구축, 표준화된 통신 적용, 소규모 AI 파일럿을 통한 신뢰 축적입니다.”

Q. AI 도입을 망설이는 중소 제조 기업에
드리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이 있다면요?

“작게 시작하세요. 가장 고통스러운 검사 공정, 가장 불량이 자주 발생하는 공정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전사 도입이나 대형 시스템 구축을 먼저 생각하면 비용과 복잡성에 압도될 수 있습니다. 카메라 한 대와 AI 모델 하나로 특정 불량을 잡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6개월 이내에 완료해 보세요. 그 경험이 이후 투자 결정을 훨씬 더 쉽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AI 도입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 수집 환경을 정비하는 일입니다. PLC 데이터가 어디서 나오는지, 어떤 형식으로 저장되는지 파악하지 않으면 AI가 학습할 수 있는 원료 자체가 없습니다. 인공지능을 도입하기 전에, 인공 데이터 체계부터 구축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 분야를 지켜보면서
가장 흥분되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뿌리산업의 숙련 인력 부족을 AI로 해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저희가 진행한 제조 공정 노하우 확산을 위한 AI가 좋은 사례인데요. 숙련 작업자의 동작을 비전 센서로 촬영해 특장점을 추출하고, Pose Estimation으로 공정을 정량화합니다. 그 결과를 학습자에게 실시간 피드백으로 제공합니다. 즉, 30년 경력의 기능장 머릿속에만 있던 감각과 노하우를 데이터로 전환해 전수하는 것입니다. 숙련자가 은퇴해도 기술이 사라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며, 제가 생각하는 자율제조의 진짜 가치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에이비에이치(ABH)
울산 소재 스마트 팩토리 전문 기업으로, AAS(자산관리쉘)와 OPC-UA 기반 제조 AI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AX(AI Transformation), BX(Business Excellence), DX(Data All Thing) 세 사업부를 운영하며, 비전 AI 품질 검사, 도로 인프라 안전 관리, 제조 공정 데이터 표준화 분야에서 국내외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2021년부터 5년 연속 하노버 세계박람회에 참가해 GAIA-X, IDTA 등 글로벌 표준화 생태계와 협력하고 있다.

abh@abhc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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