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화려한 AI 청사진의 이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데이터 신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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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6-09-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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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이터 기반 제조 혁신과 측정 신뢰성

대한민국 제조업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제조 AX(AI 대전환)’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제조 AI 분야에 총 20조 원을 투자해 100조 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며, 2024년 9월 출범한 M. 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얼라이언스에는 1,500여 개 기업·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제 제조 현장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가 공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최적의 운영 방안을 제시하는 단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는 생산 방식의 변화를 넘어 산업 경쟁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제조 AX의 화려한 청사진 이면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근본적인 전제가 있다. 바로 ‘데이터의 신뢰성’이다. 아무리 정교한 AI 모델이라도 학습과 판단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가 부정확하다면, 도출되는 결과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데이터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현장의 ‘측정’이 있다. 설비 상태, 공정 조건, 품질 특성 등 제조 현장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는 측정이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제조 AX의 진정한 경쟁력은 단순히 어떤 AI 알고리즘을 적용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AI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고 일관되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2. 제조 AX의 본질은 ‘데이터’, 

데이터의 본질은 ‘측정’

정부의 ‘제조 AI 2030 전략’을 살펴보면 핵심 과제의 첫머리에 ‘국가 차원의 핵심 제조 데이터 관리·활용 체계 구축’이 자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 제조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축적된 고품질 데이터를 활용해 제조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AI 팩토리 선도 사업에서도 과제 협약과 함께 ‘제조 데이터 제출 동의서’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핵심은 바로 ‘양질의 데이터 확보’다.

문제는 ‘양질’의 정의다. 데이터의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 값이 부정확하거나 신뢰할 수 없다면, AI의 판단을 오히려 왜곡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산업계에서는 예지 보전 프로젝트 실패의 70 % 이상이 데이터 품질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왔던 이력이 있다. 센서 오작동, 데이터 누락, 잘못된 라벨링 그리고 무엇보다 부정확한 측정값은 AI 모델의 학습 정확도와 예측 성능을 크게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결국 제조 AX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고 신뢰성 있게 데이터를 확보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귀결된다. 온도·압력·진동·유량·습도·농도 등 제조 현장의 다양한 물리량을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관리하느냐가 AI의 학습 품질을 결정하고, 나아가 예측과 제어의 정확도를 좌우하게 된다. 화려한 AI 모델 구축 이전에, 신뢰할 수 있는 센서와 측정 기술이라는 기본이 먼저 갖춰져야 하는 이유다.


3. ‘Garbage In, Garbage Out’ 

- 부정확한 측정의 파급효과

데이터 과학 분야의 오래된 격언인 ‘Garbage In, Garbage Out(잘못된 데이터가 입력되면 잘못된 결과가 나온다)’은 제조 AX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 수동 계측 중심의 환경에서는 측정 오차를 작업자의 경험과 판단을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었다. 그러나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데이터를 학습하고 공정을 스스로 판단·제어하는 자율제조 환경에서는 초기 단계에서 발생한 작은 측정 오류도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누적·증폭돼 시스템 전체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예지 보전 시스템을 예로 들어보자. 진동 센서가 미세한 편차나 측정 오차를 포함하고 있다면 AI는 설비의 정상 상태를 이상 상태로 잘못 판단하거나, 반대로 실제 고장 징후를 놓칠 수 있다. 이러한 판단 오류는 불필요한 설비 정지에 따른 생산 손실이나 예기치 못한 고장으로 인한 대규모 다운타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측정 단계에서 발생한 작은 오차 하나가 AI 기반 제조 시스템에서는 수천만 원, 나아가 수억 원 규모의 손실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자율제조와 피지컬 AI(Physical AI)가 결합하는 단계에서는 측정 신뢰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AI 에이전트가 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봇과 생산 설비를 실시간 제어하는 환경에서는, 부정확한 입력 데이터가 단순한 판단 오류를 넘어 설비 오작동이나 품질 문제 등 실제 물리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측정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자동화 수준만 높이는 것은, 그릇된 방향으로 더 빠르게 가속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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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밀 측정, 

제조 AX 성과를 결정하는 숨은 변수

AI 분야에서 앞서가는 기업들의 성과는 정밀한 데이터가 지닌 가치를 잘 보여준다. GS칼텍스는 AI 기반 공정 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원유 증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완전 연소를 줄이고 공정 효율을 약 20 % 향상시켰으며, HD현대중공업은 AI 로봇을 용접 검사에 활용해 작업 시간을 12.5 %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의 공통된 기반은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한 의사결정과 실행’이다.

예지 보전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진동·온도·전류·압력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수집·분석하면 설비 이상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고 고장 발생 시점을 예측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계획 다운타임을 20 % 이상 줄이는 효과가 국내외 여러 실증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다만 이 모든 효과는 센서가 정확한 값을 안정적으로 제공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성립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정밀 측정이 단순히 ‘더 좋은 센서를 다는 것’ 이상의 다른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정한 정밀 측정은 측정 원리 자체의 정확성, 장기간 반복 측정 시의 재현성,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의 안정성 그리고 데이터의 실시간 연속성까지를 아우르는 종합적 역량이어야 한다. 수동식·반자동식 측정에서 자동식·연속식 측정으로의 DX 전환이 제조 AX의 진정한 출발점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5. 환경 측정 분야가 보여주는 

정밀 측정의 교훈

고온용 수분량 측정기 제조 기업인 ㈜키마가 오랜 기간 집중해 온 환경 측정, 특히 배출가스 수분량 측정 분야는 정밀 측정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30여 년간 표준 방식으로 활용돼 온 수동식 수분량 측정 방법은 표준 수분량 15 % 구간에서 정확도가 65 % 수준에 머물렀으며, 측정 시점과 조건,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재현성 문제를 안고 있었다.

반면 자동식 측정 시스템은 전 구간에서 99.5 %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확보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측정 결과의 정확도 차이에 그치지 않는다. 수동식 측정은 여러 단계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작업자의 경험과 숙련도에 의존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일관성과 표준화, 연속적인 축적에 한계가 있다. 반면 자동식 시스템은 표준화된 측정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며, 실시간 기록과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데이터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제조 AX 시대가 요구하는 데이터 조건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AI가 학습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단순히 많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연속성, 표준화, 재현성을 갖춰야 한다. 사람의 개입을 통해 간헐적으로 수집되는 측정 데이터만으로는 AI 모델의 신뢰도 높은 학습과 정확한 판단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환경 측정 분야에서 자동식·연속식 측정으로의 전환이 필수가 된 것처럼, 제조 현장의 측정 기술 역시 AI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생산 체계로 진화해야 한다. 


6. 엣지에서 완성되는 측정 지능

제조 AX 시대의 측정은 단순히 물리량을 수치로 변환하는 것을 넘어, 측정 현장에서 데이터를 해석하고 즉각적인 판단까지 수행하는 ‘엣지 지능(Edge Intelligence)’으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새롭게 자리 잡고 있는 방향은 모든 데이터를 중앙으로 보내 처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이상 감지와 실시간 제어는 엣지에서 수행하고, 장기적인 추세 분석과 최적화는 클라우드에서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다. 

이러한 흐름은 측정 장비 제조사에도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의 센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측정과 동시에 신호를 전처리하고 이상 징후를 판별하며, 밀리초(ms) 단위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지능형 디바이스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 대표하는 기술이 고성능 마이크로컨트롤러(MCU) 기반의 임베디드 시스템에 경량 AI 추론 모델을 탑재하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다. 실제로 정부도 2026년부터 5년간 총 1조 원을 투입해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며 관련 생태계 육성에 나서고 있다.

㈜키마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측정 장비의 지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정밀한 측정 원리를 하드웨어로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측정 데이터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분석해 표준화된 형태로 상위 시스템에 전달하는 통합 솔루션을 지향한다. 측정의 정밀성과 데이터의 지능화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 이것이 제조 AX 시대에 측정 장비와 장비 제조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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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중소·중견 제조 기업을 위한 

현실적 접근

제조 AX는 대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오히려 정부 정책의 상당 부분은 중소·중견 제조 기업의 AI 전환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2026년 스마트제조혁신 지원사업을 통해 자율 공장과 AI 특화 스마트공장 등 450여 개 과제를 지원하고, AI 전환 컨설팅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많은 중소 제조 기업은 데이터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한계에 직면한다. AI를 도입하려 해도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정밀 측정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다. 값비싼 AI 솔루션을 서둘러 도입하기보다, 핵심 공정에 정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측정 인프라를 구축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우선이다. 예지 보전(Predictive Maintenance) 역시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정상·이상 데이터가 축적돼야 AI 모델이 의미 있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산업 현장의 공통된 경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측정 장비 제조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단순히 센서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소 제조 기업이 최소한의 투자로도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밀 측정과 데이터 관리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제조 AX의 저변 확대는 결국 현장에서 양질의 데이터를 쉽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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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측정 표준화와 

데이터 거버넌스라는 과제

제조 AX가 개별 기업의 혁신을 넘어 국가 차원의 데이터 생태계로 확장되면서, 측정 데이터의 표준화와 거버넌스 확보가 새로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 제조 데이터 라이브러리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데이터 표준화·암호화·비식별화 체계 등을 구축하고 있으며, 기업 간 데이터 공유와 활용 과정에서 개별 기업의 데이터 자산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 체계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측정 표준의 통일’이다. 서로 다른 기준과 방식으로 측정된 데이터는 아무리 많이 축적되더라도 상호 비교와 통합 분석이 어렵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우리가 말하는 센서 융합(Sensor Fusion)도 제대로 구현될 수 없다. 동일한 물리량을 동일한 기준에 따라 검교정된 장비로 측정할 때 비로소 데이터는 기업의 경계를 넘어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된다. 따라서 측정 장비의 검교정 기준을 마련하고, 측정 데이터의 표준 포맷을 정립하는 일은 제조 AX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핵심 기반이자 기초 인프라라 할 수 있다.

환경 측정 분야에서 축적해 온 표준화와 검교정의 노하우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정확한 측정 원리와 체계적인 검교정, 표준화된 데이터 형식은 분야를 막론하고 데이터 품질을 확보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9. 정밀 측정이 만드는 진짜 제조 혁신

제조 AX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 AI 팩토리, 자율제조, 피지컬 AI(Physical AI)로 이어지는 혁신의 물결 속에서 한국 제조업은 2030년 제조 AI 강국을 향한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변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화려한 AI 모델 자체가 아니라,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의 신뢰성이다.

그리고 데이터의 신뢰성은 결국 정확하고 일관된 측정에서 출발한다. 아무리 뛰어난 AI 기술이라도 부정확한 데이터가 입력된다면 올바른 판단과 최적의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신뢰할 수 있는 측정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AI는 이를 기반으로 더욱 정확한 분석과 예측, 효율적인 제어를 수행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정밀 측정은 제조 AX라는 거대한 혁신의 이면에서 기반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이며, 간과할 수 없는 출발점이다.

㈜키마는 환경 측정 분야에서 축적해 온 정밀 측정 기술과 데이터 신뢰성 확보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 AX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측정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측정 정확도를 높이고, 측정 데이터를 지능화하며, 표준화된 신뢰 데이터를 제조 현장에 제공하는 것. 이것이 데이터 기반 제조 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기반이다.

측정에서 시작되는 데이터, 데이터로 완성되는 AI. 제조 AX의 진정한 혁신은 정밀한 측정이라는 견고한 토대 위에서 지속될 수 있다. 이제 제조업은 AI 기술의 고도화만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 ‘측정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다.

 

shkim@kym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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